백종범부터 박호민까지...팀 위기 속 얻은 기회 살린 '서울 영건들'
[인터풋볼=서울] 신동훈 기자=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FC서울 영건들이 보여준 패기와 열정은 칭찬받아 마땅했다.
FC서울은 19일 오후 4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6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서울은 5경기 무승을 이어가게 됐다.
경기를 앞두고 서울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해 스쿼드가 초토화됐다. 경기 연기 논의가 있었지만 규정대로 진행되게 됐다. 서울은 주전급 자원이 대부분 이탈한 상황에서 신인 선수들과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이들, 또 부상에서 갓 복귀한 자원들로 명단을 꾸려야 했다. 큰 인상을 남기지 않거나 아쉬운 경기 내용을 보인 이들도 있었지만 이들 중 몇몇은 눈에 띄었다.
골키퍼 장갑을 낀 백종범 이야기부터 해야 한다. 백종범은 서울 유스 오산중, 오산고를 졸업하고 2019년 서울에 합류했다. 3년 동안 서울 소속이었지만 양한빈, 유상훈에 밀려 1경기도 뛰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 경기에 K리그1, 서울 데뷔전을 갖게 됐다. 초반 2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20분 조나탄 링의 강력한 슈팅을 막는 등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선방 능력만큼이나 열정이 대단했다. 후반 39분 정우재 슈팅을 막다가 머리 쪽에 부상을 당했음에도 붕대를 감고 뛰려는 의사를 내보였다. 결국 황성민으로 교체되긴 했지만 백종범이 경기에 어떤 각오를 갖고 임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어떻게 하든 살리고자 했던 백종범의 의지는 서울 팬들의 마음을 울렸다.
백종범과 함께 선발 라인업을 구성한 김신진도 빼놓을 수 없다. 김신진은 스트라이커인데 사정상 센터백으로 나왔다. 초반 불안한 모습을 보여 실점의 빌미가 됐지만 이후 안정감을 되찾았다. 후반엔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동해 수비 지원과 후방 빌드업에 도움을 줬고 막판엔 전진해 강력한 슈팅을 날리며 공격수 본능을 과시했다.
김신진이 달라질 수 있었던 건 박성훈 투입과 관련이 있다. 전반 38분 김진성 대신 들어온 박성훈은 3백처럼 움직이며 김신진과 히카르도를 지원했다. 기존에 그 자리에 있던 고요한보다 더 수비적으로 임한 박성훈 덕에 김신진은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박성훈은 경기 내내 매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나란히 후반 40분 들어온 이승재와 박호민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이승재는 프로 입단 전 놀라운 기량을 지녀 이목을 끌었던 윙어로 기대를 받고 서울에 왔지만 제 활약을 하지 못했다. 박호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려대에서 온 신예 스트라이커였다. 이승재는 엄청난 기동력과 속도를 앞세워 서울 공격을 활성화했고 박호민은 최전방에서 버텨주며 수비 시선을 확실히 끌었다.
그러던 후반 43분 이승재가 저돌적인 돌파로 제주 수비를 뚫어냈고 박호민에게 패스를 건넸다. 박호민은 정확한 슈팅으로 제주 골망을 흔들며 만회골을 터트렸다.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한 박호민은 관중에게 응원을 요구하는 세레머니를 한 뒤 재빠르게 중앙선으로 갔다. 기쁨에 도취되기보다 동점을 위해 빠르게 경기가 재개되는 걸 선택한 박호민이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서울은 마냥 좌절감에 젖을 필요가 없어 보였다. 홈 팬들이 패배에도 박수를 보낼 만큼 졌지만 잘 싸운 경기를 했고 영건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데뷔전을 갖은 수많은 서울 영건들은 이번 경기로 경험을 얻고 자신감을 획득했을 게 분명하다. 서울 입장에선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출처 : 인터풋볼(http://www.interfootball.co.kr)